[M/V] 악어들(Aggudle) - 밤산책(Night Walk) 

 

 

악어들 -


악어들의 ‘밤산책’은 묘한 곡이다. 이 곡에서 화자의 고통과 그것을 극복하고자하는 의지는 밖을 향한 거침없는 외침의 형식으로 드러나지만 그 모든 것은 사실 “아침이 오면”의 조건절에 묶여있다.

표현 방식과 내용의 길항이 가져오는 긴장감은 곡의 제목인 ‘밤산책’에서도 이어진다.

화자는 이 지옥같은 순간에도 능동적으로 “산책”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 것이다.

끊임없이 물어뜯기면서도 말하기를 멈추지 않으며 걷는 자의 태도가 어떠한 위안으로 다가오려는 순간, 주어는 마침내 “우리”로 확인된다.

이 계절을 지나는 이가 나뿐이 아님을 상기시키는 것, 같이 산책하고 있던 이들의 얼굴을 돌아보게 하는 것. 이 곡이 감동을 주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민휘 (Minhwee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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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악을 만들고 연주한 사람들은 분명 오래된 록 음악들을 들으며 운 적이 있을 것이다. 악마와 천사가 소년의 몸에 교차해 빙의한다. 소년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아침을 반복해 기다린다. 이것은 고전적인 테마다. 그것을 고전적인 방법론에 입각해 연주해냈으나,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의 세계는 저질 유머와 기회주의자들로 가득차 있으며, 그 속에서 악어들은 드물게 진지한 까닭에서다. 빌리 조엘이 '정직성'을 정말 외롭고 어려운 말이라 노래했듯, 지금의 음악에서 진지함은 찾기란 어렵다. 음악을 대하는 새로운 진지한 태도를 만났다는 마음에, 나는 이 음악을 듣고 기뻤다.
Pyunsun Dan(단편선과 선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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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 홍지천을 따라 걸으면서 생각했다. 수년 전에 비해 나는 보다 차분하고 보다 비관적이며, 덜 반항적인 사람이 되었구나, 하고. 반항심은 저 밑바닥에 묵혀두었고, 슬픔은 잊으려 애쓰며, 절망은 기대를 버림으로써 회피한다. 누구도 해치지 않고 누구도 적대하지 않는 안전한 삶.
'악어들'의 '밤산책'은 반복되는 절망,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악무한의 세계를 향한 외침이다. 절망에 대한 반항이다. 루쉰이 말한, "무덤을 향해 영원히 걸어가는", "피곤하고 고집 센 눈빛이 음침한 길손"처럼 말이다.
'악어들'이 집요하게 밤과 절망을 노래해 고맙다. 묵히고 숨기고 잊었던 감정, 복잡하고 허무한 세계에 맞선 생의 의지가 갑자기 솟아오른다. 그건 앙상하고 껍데기뿐인 희망 때문이 아니라, "온 몸을 물어뜯는" 절망 때문이었다. '지옥에서 온 개처럼' 절망을 물고 늘어지고 반항하는!
홍명교 (월간 오늘보다 편집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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